[재벌 3세 경영⑪] ‘승부사’ 최태원의 매직, 반도체 시장의 판을 새로 짜다
최태원 회장, 하이닉스반도체 인수로 ‘국내 재계 2위’ 도약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판도를 바꾼 SK하이닉스의 HBM 양산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투자금만 600조…규제 완화 딜레마

최태원 SK 회장은 재벌 3세 경영의 선발주자다. 그의 뒤를 이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회장 등이 차례로 3세 경영에 동참했다. SK는 공기업인 대한석유공사(유공)와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하면서 재벌 그룹의 반열에 올라섰다. 과감히 새 업종에 진출함으로써 폭풍 성장을 이룬 선대 회장의 몸집 키우기 DNA를 물려받은 걸까? 최태원 회장은 반도체산업 진출이라는 승부수를 통해 SK를 국내 재계 2위의 그룹으로 발전시킨다.
SK그룹의 올해 수출은 역대 최대인 12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이 가운데 64.6%가 반도체기업 SK하이닉스의 몫이다. SK 측이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SK하이닉스의 수출 실적이 최근 ‘국가 성장 엔진’의 역할을 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경영 실적은 국가 경제 전반에도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자부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현대∙LG가 외면한 하이닉스반도체를 3.5조원에 전격 인수
SK하이닉스의 역사는 1983년 현대전자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대전자는 1986년 반도체연구소를 세우고 반도체에 대한 투자를 본격화했다. 현대전자는 IMF 외환위기로 촉발된 ‘빅딜’ 구조조정 일환으로 1999년 LG반도체를 넘겨받아 몸집을 키운 뒤 2001년 하이닉스반도체로 사명을 바꾼다. 하지만 하이닉스는 경영 악화로 채권단 관리를 받기 시작했고, 이후 10년간 제대로 된 투자를 진행하지 못했다.
결국 하이닉스는 외환위기 후유증과 업황 침체로 현대그룹의 품을 떠나 채권단 관리 아래 새 주인을 찾게 된다. 채권단은 국내 주요 그룹에 여러 차례 러브콜을 보냈다. 1999년 빅딜로 LG반도체를 떠나보낸 LG그룹 역시 주요 후보였다. 채권단과 매각주간사가 2006년부터 2010년까지 하이닉스 지분 일부 인수부터 단계적 인수 등 여러가지 방안을 제시했으나 LG그룹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반도체 사이클의 변동성, 천문학적 투자비용, 당시 LG그룹 포트폴리오와의 적합성 문제 등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계속된 반도체 불황으로 2011년 상반기 하이닉스반도체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에 비해 50% 넘게 감소했다. 채권단이 그해 6월 하이닉스반도체 3차 매각 공고를 냈지만 시장에선 ‘불발’을 점쳤다. 그런 가운데 최태원 SK 회장이 그룹 내부의 거센 반대를 무릅쓰고 “하이닉스엔 ‘기술’과 ‘글로벌’이라는 무기가 있다”며 인수를 밀어붙였다. 결국 2011년 말 SK텔레콤이 하이닉스반도체의 지분 21.1%를 3조4,267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이듬해 2월 공식적으로 인수 절차를 마쳤다.
세계 최초로 HBM 양산에 성공, SK하이닉스 시총 26배↑
하이닉스반도체는 2012년 3월 SK하이닉스로 사명을 변경했다. 반도체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은 최태원 회장은 과감한 투자를 결정했다. 최 회장이 하이닉스를 인수하기 전인 2011년 3조5,000억원이던 시설투자액은 2024년 17조9,650억원까지 늘었다. 미세공정 전환, 고부가 메모리 집중, 패키징·테스트 통합역량 강화가 맞물리며 수익 체질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다.
출처 : 뉴스버스(Newsverse)(https://www.newsverse.kr)

최태원 회장, 하이닉스반도체 인수로 ‘국내 재계 2위’ 도약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판도를 바꾼 SK하이닉스의 HBM 양산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투자금만 600조…규제 완화 딜레마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달 31일 경주에서 열린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에게 SK하이닉스의 HBM4 반도체 웨이퍼를 선물로 전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공동취재단)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달 31일 경주에서 열린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에게 SK하이닉스의 HBM4 반도체 웨이퍼를 선물로 전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공동취재단)
최태원 SK 회장은 재벌 3세 경영의 선발주자다. 그의 뒤를 이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회장 등이 차례로 3세 경영에 동참했다. SK는 공기업인 대한석유공사(유공)와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하면서 재벌 그룹의 반열에 올라섰다. 과감히 새 업종에 진출함으로써 폭풍 성장을 이룬 선대 회장의 몸집 키우기 DNA를 물려받은 걸까? 최태원 회장은 반도체산업 진출이라는 승부수를 통해 SK를 국내 재계 2위의 그룹으로 발전시킨다.
SK그룹의 올해 수출은 역대 최대인 12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이 가운데 64.6%가 반도체기업 SK하이닉스의 몫이다. SK 측이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SK하이닉스의 수출 실적이 최근 ‘국가 성장 엔진’의 역할을 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경영 실적은 국가 경제 전반에도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자부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현대∙LG가 외면한 하이닉스반도체를 3.5조원에 전격 인수
SK하이닉스의 역사는 1983년 현대전자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대전자는 1986년 반도체연구소를 세우고 반도체에 대한 투자를 본격화했다. 현대전자는 IMF 외환위기로 촉발된 ‘빅딜’ 구조조정 일환으로 1999년 LG반도체를 넘겨받아 몸집을 키운 뒤 2001년 하이닉스반도체로 사명을 바꾼다. 하지만 하이닉스는 경영 악화로 채권단 관리를 받기 시작했고, 이후 10년간 제대로 된 투자를 진행하지 못했다.
결국 하이닉스는 외환위기 후유증과 업황 침체로 현대그룹의 품을 떠나 채권단 관리 아래 새 주인을 찾게 된다. 채권단은 국내 주요 그룹에 여러 차례 러브콜을 보냈다. 1999년 빅딜로 LG반도체를 떠나보낸 LG그룹 역시 주요 후보였다. 채권단과 매각주간사가 2006년부터 2010년까지 하이닉스 지분 일부 인수부터 단계적 인수 등 여러가지 방안을 제시했으나 LG그룹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반도체 사이클의 변동성, 천문학적 투자비용, 당시 LG그룹 포트폴리오와의 적합성 문제 등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계속된 반도체 불황으로 2011년 상반기 하이닉스반도체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에 비해 50% 넘게 감소했다. 채권단이 그해 6월 하이닉스반도체 3차 매각 공고를 냈지만 시장에선 ‘불발’을 점쳤다. 그런 가운데 최태원 SK 회장이 그룹 내부의 거센 반대를 무릅쓰고 “하이닉스엔 ‘기술’과 ‘글로벌’이라는 무기가 있다”며 인수를 밀어붙였다. 결국 2011년 말 SK텔레콤이 하이닉스반도체의 지분 21.1%를 3조4,267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이듬해 2월 공식적으로 인수 절차를 마쳤다.
세계 최초로 HBM 양산에 성공, SK하이닉스 시총 26배↑
하이닉스반도체는 2012년 3월 SK하이닉스로 사명을 변경했다. 반도체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은 최태원 회장은 과감한 투자를 결정했다. 최 회장이 하이닉스를 인수하기 전인 2011년 3조5,000억원이던 시설투자액은 2024년 17조9,650억원까지 늘었다. 미세공정 전환, 고부가 메모리 집중, 패키징·테스트 통합역량 강화가 맞물리며 수익 체질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다.
SK하이닉스의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11조3,83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61.9% 급증했다. SK그룹 전체 수출의 65%가 하이닉스 몫이다. (사진=연합뉴스)
SK하이닉스의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11조3,83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61.9% 급증했다. SK그룹 전체 수출의 65%가 하이닉스 몫이다. (사진=연합뉴스)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 성공에도 최 회장의 중장기 투자가 빛을 발했다. SK하이닉스는 2013년 세계 최초로 HBM을 시장에 선보였다. 성장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컸지만 SK는 10년 넘게 꾸준히 투자했다. 결국 2022년 6월 세계 최초로 4세대 HBM(HBM3)을 양산해 엔비디아에 납품하는 데 성공했다.
반도체 공급절벽과 인공지능(AI) 수요가 겹친 2023~2025년 HBM 주도권을 선점한 효과는 엄청났다. 메모리 가격 반등기에 실적 레버리지가 폭발했다. ‘구조적 적자’의 상징이던 SK하이닉스가 ‘그룹 캐시카우’로 뒤바뀐 데는 재벌 3세 경영의 맏형 격인 최태원 회장의 승부수가 통했기 때문이다. 최 회장이 2012년 인수 당시 16조원에 불과했던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이달 18일 현재 414조9,600억원을 기록해 글로벌 톱 티어로 올라섰다.
SK, 반도체에 600조 투자 추진…규제 완화 놓고 시민단체 반발
불황과 경영난으로 애물단지였던 하이닉스가 SK 3세 최태원 회장의 승부수로 SK그룹 품에 안긴 지 불과 10년 남짓 지난 현재 SK하이닉스는 세계 메모리 반도체 2위 기업으로 도약했다. SK그룹 또한 매출 약 170조원, 계열사 90여개의 글로벌 기업으로 올라섰다. 그러나 진정한 승부는 이제부터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SK하이닉스는 최근 AI발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600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내 SK 단지 투자 규모만 해도 어마어마하다. 내부 이익 창출금으로 투자금을 조달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최 회장은 SK그룹 지주사인 SK㈜를 비롯해 다수의 계열사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 회장은 올해 6월 30일 기준 △SK㈜ 17.9%(1,297만5,472주) △SK디스커버리 0.12%(보통주 2만1,816주)·3.22%(우선주 4만2,200주) △SK케미칼 3.21%(우선주 6만7,971주) △SK텔레콤 0.0%(303주) △SK스퀘어 0.0%(196주) 등을 보유 중이다.
이 중 핵심인 SK하이닉스의 지배구조는 최태원 회장과 특수관계인(25%)→SK㈜(32%)→SK스퀘어(20%)→SK하이닉스로 이어진다. 문제는 하이닉스의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해 유상증자를 할 경우 최 회장 일가의 지분은 희석될 수밖에 없고, 지배구조 약화 없이 투자받을 수 있는 방법은 손자회사 증손자 회사의 지분 관련 규제 완화가 유일하다.
최근 여권에서 첨단전략산업기금이 투자할 경우 손자회사가 보유해야 할 증손회사 지분율을 현행 100%에서 낮추는 법안을 발의하는 등 규제 완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이를 통해 정책자금을 지원받으려는 SK 의도에 대해 경제력 집중을 반대하는 시민단체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특히 경제개혁연대는 2014년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으로 화학업체 SK지오센트릭이 일본회사와 합작법인을 설립할 수 있게 해 준 것과, 2020년 지주회사의 자회사 지분율 요건을 높인 공정거래법 개정 때 기존 지주회사에는 적용하지 않도록 예외를 허용해준 사례를 들어 'SK 맞춤형' 규제 완화라며 반대하고 있다.
SK그룹 지배구조의 취약점 극복할 새로운 전략 마련 필수적
반도체를 정점으로 욱일 승천하는 SK그룹도 국내 재벌의 고질인 지배구조 취약점을 안고 있다. SK가 10년 전 지배구조 취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과거 삼성에버랜드와 삼성물산 합병 방식과 유사한 편법을 동원한 사례도 최근 언론 보도로 드러났다.
당시 최 회장은 지주회사인 SK주식회사를 통해 그룹을 지배하고 있었는데, 그 지주사 위에 SK 계열사의 IT 일감을 도맡는 SK C&C라는 회사가 또 있었다. 최 회장 측 지분이 40%를 넘는 '핵심' 회사였다. 두 회사는 '옥상옥' 구조를 풀자며 2015년 8월 합병하는 과정에서 최 회장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SK C&C 매출을 부풀리는 편법을 동원했다.
반도체는 리스크가 큰 산업이다. 잠시 한눈 팔면 나락으로 빠져들기 십상이다. LG그룹이 자기 자식(LG반도체)을 품었던 하이닉스 인수를 포기했던 건 반도체 산업의 리스크를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반도체는 끊임없이 대규모 투자가 이뤄져야 하며, 업황 사이클의 변동성도 무척 크다. AI 수요 급증에 기반한 지금의 반도체 활황도 언젠가는 끝나게 된다. 결국 투자 규모와 효율적 집행이 SK하이닉스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최태원 회장이 지금의 글로벌 반도체 호황에 자만하지 말고 근본적 경쟁력 강화를 통해 도약을 지속하려면 지배구조의 취약성을 극복할 새로운 전략이 요구된다.
출처 : 뉴스버스(Newsverse)(https://www.newsverse.kr)